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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EBN 칼럼]착한 은행과 아름다운 금융업
  • 송고 2023.11.23 02:00 | 수정 2023.11.23 02:00
  • EBN 관리자(gddjrh2@naver.com)

 

박선종 숭실대 법학과 교수/(사)롤링주빌리 이사장

박선종대표

영국에서 일어난 방적기의 개량을 시작으로 한 기술 혁명은 18세기 중반에서 19세기 중반 사이에 유럽 여러 나라로 확산되었다. 이 시기에 가내 수공업이 공장제 기계공업으로 전환되었으며 자본주의 경제가 확립되었다. 이를 산업혁명이라 부른다. 산업혁명은 19세기에 유럽을 넘어 북미, 그리고 아시아로까지 확산되었고 그 시기에는 산업가들이 세계 경제를 주도했다.

 

 

따라서 현대인의 생활에는 은행과 같은 대규모 금융기관뿐 아니라 대부업자와 같은 상대적 소규모 금융업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므로 착한 은행이나 아름다운 금융업자가 많아지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이상향’(理想鄕)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의 착한 은행 : 그라민은행

 

그라민은행은 1983년 방글라데시의 무하마드 유누스 교수가 돈을 빌리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만든 은행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담보나 보증인 없이 150달러 이하의 돈을 빌릴 수 있도록 만들었다. 처음에는 유누스 교수 자신이 가진 돈을 빌려주기도 하고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빌려주기도 했는데 사람들은 담보도 보증도 없이 돈을 빌려주는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의심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착실하게 돈을 갚았고 그라민은행은 2023년 8월 현재 2,568 지점에서 21,429명의 직원들이 착한 은행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는 착한은행업의 지속가능성이 확인된 실제 사례이다.

 

우리의 제도로 비유하자면 그라민은행은 영세하지만 ‘아름다운’ 금융업자(현행법 상, ‘대부업자’)로 출발하여 40년이 지난 현재 대규모의 ‘착한 은행’으로 성장함으로써 금융 자본주의에 대한 세간의 비판적 시각을 누그러뜨리고 있다. 나아가 그라민은행은 2006년 노벨평화상 수상 이후 세인의 찬사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국내의 착한 은행 후보

 

신협(신용협동조합)과 새마을금고는 각각 비영리법인인 금융기관으로써 현재로서는 착한 은행에 가장 근접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어서 아름다운재단, 사회연대은행, 장발장은행, 신나는조합, 롤링주빌리(주빌리은행) 등 시민단체들은 은행의 규모에는 못 미치지만 아름다운 금융업자로서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서민금융진흥원과 신용회복위원회를 설립하여 서민의 금융생활과 개인채무자에 대한 채무조정을 지원함으로써 서민생활의 안정과 경제·사회의 균형 있는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서민금융법 제1조).

 

현재로서는 각각의 조직들이 독립적으로 아름다운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데 그라민은행과 같은 획기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는 점은 아쉬움이 있다.

 

ESG 경영과 착한 은행

 

최근 세간의 주목을 받는 ‘ESG 경영’은 국내의 착한 은행 후보들에게 큰 힘이 되는 소식이다. ESG 중 ‘S’ 는 바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껏 국내에서 경제적 약자를 돕는 아름다운 금융업은 비영리 시민단체나 비영리법인인 금융기관들과 그들의 소중한 후원자들 중심으로 전개됐다. 그러나 ESG 경영의 확산은 향후 경제적 약자를 돕는 아름다운 금융업의 참여자나 후원자가 영리 기업으로까지 크게 확장될 수 있는 기틀이 될 수 있다. 이는 현대 금융 자본주의 사회의 바람직하고도 아름다운 구조적 변화로 보인다.

 

산업 자본주의 시대부터 세상의 발전에 큰 공헌을 해 온 수많은 영리 기업들과 현대 사회 발전의 원동력인 영리 은행들의 참여와 지원으로 국내에서도 착한 은행과 아름다운 금융업의 비약적 발전이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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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EBN 칼럼] 착한 은행과 아름다운 금융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