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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극저신용자 회생 사다리] 한 통의 전화, 사라진 연 3400% 사채 빚

[극저신용자 회생 사다리] 한 통의 전화, 사라진 연 3400% 사채 빚 – 주빌리은행                                                                                                            

 

주빌리은행 2021 캠페인, “극저신용자 금융지원’

 

[이코노믹리뷰=최형욱 주빌리은행 사무국장] 한밤에 경찰이 한 청년과 건물 옥상에서 대치 중이다. 난간을 뛰어 넘으려던 그는 극적으로 제지되면서 목숨을 건졌다. 

경찰서에서 그는 사채 빚에 시달렸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그는 2018년부터 불법사채업자로부터 고리대금의 빚 독촉을 받았다.

주빌리은행이 26일부터 경기도의 하반기 극저신용자 대출 신청을 받는다. 

경기도가 지난 19일 ‘불법사금융 피해자 구제’를 골자로 한 하반기 극저신용 대출을 시작한다고 발표했을 때 주빌리은행에서는 극단적인 시도로 심신이 피폐해진 36살의 이씨를 상담했다. 

저신용으로 시중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릴 수 없는 사람들은 긴급한 돈이 필요할 때 고금리, 불법 사금융으로 갈 수 밖에 없다. 경기도민 가운데 이와 같이 불법 사금융을 이용했다가 피해 를 본 사람이 있다면 극저신용자 대출 재원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번에 새롭게 도입된 지원 내용이다. 

◆ 연3400%의 사채 빚은 어떻게 붙었나

“30만원 빌려주면 일주일 후에 50만원 갚는 겁니다” 무등록 사채업자가 이씨에게 돈을 빌려주는 조건이었다. 일주일에 66%. 연으로 따지면 약 3400%의 이자였다. 

사채 빚으로 죽음의 문턱에서 주저했던 청년 이씨의 얘기속에 극저신용자 지원의 필요성이 담겨있다. 

주빌리은행이 이씨의 상담신청을 받았을 때, 그는 불법 사채업체 3곳으로부터 빚 독촉을 받고 있었다. 

이씨가 인터넷을 통해 사금융 사이트를 찾을 무렵, 이씨는 개인회생으로 빚을 갚고 있었다. 월급에서 최소 생계비만 남겨두고 모두 법원에 납부해야 하는 개인회생이 이씨에게는 너무 버거웠다. 개인회생의 빚 납부금을 내지 못할 위기에 처하자 그는 사금융에서 돈을 빌려 개인회생 빚을 갚기로 맘먹었다. 어느 곳도 저신용의 이씨에게 돈을 융통해 줄 곳은 없었기 때문이다.  

불법 대부업자들이 이씨에게 빚 굴레를 씌운 수법은 모두 같았다. 당시 대부업자는 이씨에게 부모와 친구들의 전화번호를 받았다. 업자는 돈을 빌려주는 현장에서 그 전화번호가 맞는지 전화를 하도록 강요했다. 

 

일주일 후에 이씨가 돈을 갚지 못하자 사금융업자는 갚지 못한 돈을 원금으로 다시 쌓았다. 이씨는 이자를 갚기 위해 다른 불법 사금융업자를 찾았다. 이 업자도 같은 방법으로 이씨에게 연 3400%의 이자로 돈을 빌려줬다.  

이씨는 이 사채빚을 근근이 갚았다. 돈을 갚지 못하면 부모와 친구에게 연락 갈 것이 두려웠던 이씨였다. 이씨가 한계에 다다르자 그는 유서를 남기고 잠적했다. 부모의 신고로 경찰이 나섰고 그는 간신히 살았다. 

◆ 숨기 바쁜 불법 대출업자들

많은 사람들이 단순히 극저신용자 대출 지원 제도가 사채 빚을 대신 갚아 주는 것으로 오해한다. 그렇지 않다. 오히려 불법 사채업자가 법적 근거 없이 더 받아 간 돈을 채무자가 돌려 받도록 돕는다는 것이 더 정확한 설명이다. 대환, 그러니까 극저신용자 대출로 사채 빚을 갈아타는 것은 그다음의 일이다. 

이씨와 같은 불법 사금융 피해자들에게 필요한 건 매우 불공정한 금전거래의 잘,잘못을 따지는 전화 한 통이다. 

주빌리은행이 이씨에게 돈을 빌려준 불법 사금융업자에게 전화를 건다. 그리고 금전거래의 내용을 따져 묻는다. 

대게 사금융업자들은 원금과 이자가 붙은 경위를 설명하지 못하고 전화를 끊기 바쁘다. 그것이 불법이기 때문이다. 일부 불법 사금융 업자는 이씨에게 덧씌운 채무를 없던 일로 하겠다고 말했다.  

극단적인 선택의 기로에 있던 이씨는 사채 빚이 해결됐다며 안도했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다. 연 3400%의 이자로 빚을 갚았다면 이씨가 오히려 돈을 돌려받아야 할 것이다. 현행법상 대부업자는 등록, 무등록을 따지지 않고 연 20%를 초과해서 이자를 받을 수 없다. 초과한 이자는 무효로 부당이득이 된다. 부당이득으로 가져간 이자를 정산한 후 그래도 채무자가 갚아야 돈이 있다면 극저신용자 대출 심사를 받을 수 있다.  

이번 불법 사금융 피해자 대출의 내용은 이렇다. 대상은 경기도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으로서 NICE 신용점수 724점이거나 KCB655점 이하에 해당되는 사람들이다. 피해자가 경기복지재단 홈페이지에 온라인으로 불법사금융 피해를 신고하면 수행기관인 주빌리은행이나 사회연대은행에서 대출심사 후 지원에 나선다. 대출금은 최대 300만원 한도에서 심사 후 차등 지급된다. 이자는 연 1%이고 5년 후 한꺼번에 갚는 금융복지 대출금이다. 

그러니 말하고 싶다. 사채 빚을 졌다고 옥상을 찾을 것이 아니라 극저신용 대출금을 찾아 달라고 말이다. 

※ 주빌리은행(롤링주빌리)은 불운한 채무자들의 새 출발을 지원하는 시민단체다. 채무자들의 재기를 어렵게 하는 장기 채권을 매입해 소각하거나 채무자들을 대리해 채권금융회사와 채무조정 협상에 나서는 일이 주요 활동영역이다. 최근 경기도의 극저신용자 대출 지원 사업의 수행기관으로 선정돼 위기 상황에서도 신용등급이 낮아 자금을 융통할 수 없는 채무자들을 돕고 있다.

출처 : https://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543118